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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혜의 숲’에서는 국내 학자, 지식인과 전문가들이 기증한 책들이 8m 높이의 서가를 가득 채우고 있다.
‘높이 8m, 길이 3.1km.’
건축 혹은 스포츠 이야기가 아니다. 독서문화공간을 표방하는 ‘지혜의 숲’의 서가의 높이와 넓이를 나타내는 숫자다. 소장한 50만권의 책 가운데 20만권이 책들이 서가에 꽂혀 있는 이곳은 그 이름처럼 인류의 지혜를 담고 있는 책의 숲이다.
책을 위한 도시 ‘파주출판도시’ 한 가운데 자리 잡은 이 곳에서는 혼자 책의 세상에 빠진 사람, 책을 읽으며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엄마에게 책을 읽어 달라며 건네는 아이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책을 사랑하고 독서를 즐기는 사람에게 ‘지혜의 숲’이 주는 매력은 다양하지만, 가장 큰 특징이자 매력은 책의 분류에 있다. 이곳은 저서의 종류, 작가, 인기 등에 맞추어 분류한 도서관, 서점 등의 일반적인 분류법을 따르지 않는다. 대신 기증자와 출판사를 기준으로 정리돼 있다. 그래서 다른 곳에서는 알 수 없는 또 다른 지식과 재미를 안겨준다.
어떤 한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에게는 선대 학자들이 읽었던 서적의 목록을 한 눈에 알 수 있게 해주기도 하고, 우연한 기회로 만났던 한 책과의 사랑에 빠진 사람은 그 책의 출판사를 찾는 수고를 하지 않고도 비슷한 종류의 책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 독서문화공간 '지혜의 숲'은 파주출판도시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모든 서가가 기증 받은 책으로 채워진 ‘지혜의 숲’은 세 구역으로 나뉜다. 제1구역은 학자, 전문가, 기관들이 기증한 도서가 소장된 공간이다. 평생을 연구에 몰두했던 교수들이 기증한 책들이 한 섹션을 이루고 있는 이곳에서는 그들이 봐왔던 전문서적이 빼곡히 꽂혀 있다. 전문서적과 함께 있는 다른 분야와 여러 국가의 서적들은 학자가 자신의 분야 외에도 다양한 책을 읽어야 한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지혜의 숲’ 기획실에 근무하는 이가희 씨는 “서울대학교 국문과 교수의 소장 도서를 보러 온 국문학과 학생들이 서가의 책 절반 정도가 일본어와 영어로 된 외서인 것을 확인하고 놀란다”며 “다양한 책들로 구성된 학자의 책꽂이는 전공자들을 포함한 모든 이에게 다양한 서적을 접할 기회를 마련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클 센델의 ‘정의’ 같은 책들을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 서고에서 찾을 수 있다”며 “학자들의 서고에서 공통된 서적을 찾는 일, 즉 베스트셀러가 무엇이었는지를 알 수 있는 것도 이곳의 재미”라고 덧붙였다.
▲ ‘지혜의 숲’ 제2, 3구역에서는 출판서 별로 분류된 책들을 찾아 볼 수 있다.
‘지혜의 숲’ 제2, 3구역은 출판사에서 기증한 도서들로 구성돼 있다.
대형 출판사에서부터 전문서적을 위주로 출간하는 소규모 출판사에 이르기 까지 출판사별 분류된 서고의 책들을 살펴보면 그 출판사의 특징과 주요 서적들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이호진 ‘지혜의 숲’ 기획·홍보 과장은 “출판업계에 몸을 담은 사람들은 출간된 서적의 제목, 작가, 종류 만을 가지고도 출판사를 유추할 수 있으며 반대로 출판사만 듣고도 어떤 종류의 책들이 출간 될 지 예상할 수 있다”며 “출판사의 특징을 일반인도 쉽게 알 수 있는 곳이 지혜의 숲”이라고 밝혔다. 이어 “출판사별로 분류된 서고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책과 비슷한 서적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기회도 준다”고 덧붙였다.
책에 대한 안내가 필요하다면 ‘권독자’를 찾아가면 된다. 방문객들에게 책을 권해주고 찾아주기도 하는 자원봉사자 ‘권독자’는 막연히 읽고 싶은 책 혹은 그와 비슷한 책을 출간하는 출판사를 알려주고 찾아 준다.
▲ ‘지혜의 숲’ 출판사 서고에서는 방문객이 어렵지 않게 자신의 취향에 맞는 책과의 만남을 갖게 된다.
‘지혜의 숲’에는 연수지원 시설과 함께 방문객을 위한 숙박시설 ‘지지향’도 있다. 숙박객들은 제3구역에서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새벽까지 마음껏 책을 읽다 방으로 돌아가 편히 쉴 수 있다.
‘지혜의 숲’은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 책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3월부터 12월까지는 인문학 강좌 시리즈가 이어지고 5월에는 ‘어린이 책 잔치’, 10월에 열리는 '파주 북소리 축제' 가 이곳을 중심으로 열린다. 이외에도 밤새도록 책을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독서 모임 ‘심야책방’과 함께 다양한 자발적 소규모 모임이 계속된다.
▲ 파주출판도시의 상징 ‘지혜의 숲’에는 기증 받은 50만권의 책이 소장되어 있으며 이 가운데 20만권이 서고에서 관람객을 맞이한다.
“공간은 가능성”이라고 강조한 이 과장은 “집에 아무리 책이 많더라도 본인의 책장을 벗어나 다른 책장을 경험해 보는 것 자체가 독서력 그리고 독서에 대한 경험치를 높이는 방법”이라며 “‘지혜의 숲’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이런 색다른 독서 경험을 위해 주말에는 3천~4천명의 사람들이 몰려든다”고 밝혔다.
지혜의 숲과 파주출판도시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pajubookcity.org/content/sub_03_06.asp
이하나 코리아넷 기자
사진 전한 코리아넷 기자
hlee10@korea.kr